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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성지순례 여행 (로마, 바티칸, 성지)

by busila 2025. 7. 16.

이탈리아는 기독교 역사와 가톨릭 문화의 중심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지와 성당이 밀집해 있는 국가입니다. 로마와 바티칸 시국은 물론, 아시시, 카시아, 시에나 등 수많은 도시가 성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이어진 순례길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로마는 교황청이 위치한 세계 가톨릭의 심장부로, 전 세계 신자들이 일생에 한 번은 방문하고 싶어 하는 성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로마와 바티칸, 그리고 이탈리아 내 대표 성당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성지순례 여행을 체계적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로마에서 만나는 발자취

로마는 초기 기독교 박해의 중심지이자 사도 베드로와 바울이 순교한 신앙의 현장입니다. 로마 시내 곳곳에는 초대 교회의 역사와 신앙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이들을 따라 걷는 것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깊은 영적 여정입니다.

가장 먼저 방문해야 할 곳은 성 베드로 대성당(Basilica di San Pietro)입니다. 바티칸 시국 내에 위치한 이 성당은 사도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세계 최대의 가톨릭 성당으로, 웅장한 돔과 정교한 내부 장식은 순례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 베르니니의 대제대, 교황의 제단 등은 단순한 예술을 넘어 신앙의 표현이자 기도의 장소입니다. 매일 수차례 미사와 고해성사가 진행되며, 바티칸 광장에서는 교황의 수요 일반 알현이 열려 전 세계 신자들과 함께 교황의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성 바오로 대성당(Basilica di San Paolo fuori le Mura)입니다. 이곳은 사도 바오로의 무덤이 있는 성당으로, 바티칸 외곽에 위치하지만 성지순례자들에게는 꼭 방문해야 할 장소로 꼽힙니다. 내부의 아름다운 모자이크와 기둥, 그리고 사도들의 초상화가 장식된 회랑은 고요한 기도와 묵상을 위한 공간입니다.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당(Basilica di San Giovanni in Laterano)은 로마의 주교좌성당으로, ‘모든 성당의 어머니’라 불리는 중요한 교회입니다. 이는 교황의 공식 주교좌성당이며, 웅장한 외관과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조각으로 표현한 내부는 신앙의 깊이를 더욱 확장시켜 줍니다. 근처에는 성 계단(Santa Scala)이 있어, 전통적으로 무릎으로 오르며 기도하는 순례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로마에는 이 외에도 수많은 성당이 있습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산 클레멘테 성당, 성녀 체칠리아 성당, 카타콤베(초기 기독교 지하 묘지) 등은 각각의 역사와 성인의 삶이 담긴 장소로, 매일 묵상과 미사를 통해 신앙을 되새길 수 있는 성지들입니다.

로마 시내에서는 ‘사도들의 길’ 순례 코스도 마련되어 있어, 사도들이 활동하던 장소를 따라 걸으며 복음 전파의 여정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로마의 성지들은 대부분 지하철과 버스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순례자 전용 안내서와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성당 내부의 신앙적 배경도 함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티칸 시국 성지

바티칸 시국은 전 세계 가톨릭의 중심이자 교황청이 위치한 독립 국가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지만, 그 상징성과 영향력은 지구촌 전역에 퍼져 있습니다. 순례자들은 바티칸을 방문함으로써 사도 베드로의 신앙을 계승하고, 교황과 일치하는 신앙 공동체의 의미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앞서 언급한 성 베드로 대성당이며, 그 옆에는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i)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에는 교황들이 수세기에 걸쳐 수집한 예술품과 고고학적 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특히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Cappella Sistina) 천장화는 반드시 감상해야 할 작품입니다. ‘최후의 심판’ 벽화 앞에서 신자들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기도와 성찰의 시간을 갖습니다.

또한 바티칸 내에는 성 베드로 광장(Piazza San Pietro)이 있으며, 이곳은 매주 수요일 교황의 일반 알현과 대축일 미사가 열리는 장소입니다. 순례자들은 광장에 모여 교황의 말씀을 듣고 축복을 받으며, 교회 공동체로서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 알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바티칸 공식 웹사이트에서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보안 절차를 거쳐 입장하게 됩니다.

바티칸 지하에는 사도 베드로의 무덤이 위치해 있으며, 소규모 가이드 투어를 통해 무덤을 직접 방문할 수 있습니다. ‘스카비 투어(Scavi Tour)’로 불리는 이 투어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베드로 사도의 순교와 교회의 시작을 기념하는 특별한 시간이 됩니다.

바티칸 서점에서는 라틴어 기도서, 교황 문헌, 성물 등을 구매할 수 있으며, 교황의 축복장이 인쇄된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가족과 친지에게 기념 성물을 전달하며 순례의 의미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바티칸 성지순례의 또 다른 핵심은 전대사입니다. 교황이 지정한 일정에 성 베드로 대성당을 방문하여 미사와 고해성사, 성체 영성체, 교황의 기도 지향에 따른 기도를 바치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순례의 영적 결실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주요 성지와 루트

로마와 바티칸 외에도 이탈리아에는 순례자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성지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시시(Assisi), 시에나(Siena), 카시아(Cascia)는 대표적인 성지로, 각기 다른 성인의 삶과 기적이 깃든 장소입니다.

아시시는 성 프란치스코와 성녀 클라라의 고향으로, 가난과 겸손의 복음을 실천한 두 성인의 삶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도시입니다.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Basilica di San Francesco)에는 그의 유해가 모셔져 있으며, 순례자들은 그의 생애를 따라 걸으며 회개와 평화의 메시지를 되새깁니다. 산 다미아노 수도원, 성녀 클라라 성당, 포르치운쿨라 성당 등도 함께 순례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시에나는 성녀 카타리나의 도시입니다. 그녀는 교황청의 아비뇽 유수 시절 교황의 로마 귀환을 강력히 주장하며 교회의 일치를 이끌었던 성인입니다. 시에나 성당(Duomo di Siena)과 카타리나 생가, 기념 성당은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도보로 순례가 가능합니다. 성녀의 삶은 신자들에게 사명의식과 기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카시아는 고통 중에 기도와 용서로 일관된 삶을 살았던 성녀 리타의 성지입니다. 그녀는 가정 문제, 남편의 폭력, 자녀의 죽음 등 인생의 고난 속에서도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맡긴 성인으로, ‘불가능의 성녀’로도 불립니다. 카시아 대성당과 성녀 리타의 유해가 안치된 성당, 성녀가 머물렀던 수도원은 많은 순례자들에게 치유와 위로의 장소입니다.

이탈리아 성지순례는 보통 로마를 시작으로 중북부 지역의 주요 성지를 연결하는 루트로 구성됩니다. 로마 – 아시시 – 시에나 – 카시아의 순서는 교통상 이동 효율이 높으며, 기차와 지역 버스를 이용해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순례 기간은 보통 7~10일 정도가 적당하며, 각 도시에서 1~2박씩 체류하며 미사와 묵상을 병행하는 일정을 권장합니다.

숙소는 수도회 운영의 순례자 게스트하우스와 성당 인근 호텔이 많아, 미리 예약하면 저렴하면서도 신앙적인 분위기에서 머무를 수 있습니다. 식사는 지역 특산 요리와 함께 간단한 순례자 식당을 이용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성지 근처에는 신자들이 운영하는 식당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탈리아 성지순례는 성당 방문만이 아니라, 성인의 생애와 메시지를 되새기며 자기 성찰과 회개의 시간을 갖는 영적인 여정입니다. 하느님과의 깊은 만남을 위해, 지금 바로 준비를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